조선시대 건국 시기에 심겨진 삼방리 느티나무는 파주 최고령 생명체로 시대의 굴곡과 파주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모습이 외형상으로 그대로 나타나 있다.
이 느티나무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셋째 왕자인 익안대군의 부인 정경옹주 철원최씨의 묘역을 조성할 당시 이를 기리고 지표로 삼기 위해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부인 최씨가 세상을 떴을 때 남편인익안대군과 합장하려 했으나, 이곳을 지날 당시 상여꾼들의 발이 땅에 붙어 떨어지지 않아 이 자리에 묘를 썼다고 전해온다.
삼방리 느티나무에서
안기필
630여 년을
묵묵히 지켜온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위풍당당하다
죽은 사람의 소원을 간직한
역사의 산증인 노거수 느티나무가
우둥퉁한 다리로 우뚝 서서 양팔을 벌리고 오라 한다
푸른 잎을 양 갈래로 묶어 따고
저 홀로 알 수 없는 기운을 스스로 뻗치며
저 임진강 물밑으로 흐르는 활화산 에너지가
이미 백두의 끄트머리에 다가서고 있다
영묘제 허리를 한 바퀴 휘돌고
세상 풍파 비바람을 이겨낸
신령스런 나무 한 그루가
지금은
삼방리 삼거리에서
느티나무 할아방되어 고고히 반기고 있다
안기필 시인
계간「창작산맥」신인상 등단/현재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창작산맥 회원, 시쓰는사람들 동인, 풍류문학 회장/cafe, 소반의 하루 대표(법원읍)/공저시집「바람의 모서리를 돌아서면」,「이정표가 가리키는 곳」등 다수/시집「갇힌 바람이 멈추어 버린 나인지도 모르게」가 있다/(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회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