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촌동 파주교육지원청 근처 골목길에서 뷰티헤어를 운영하는 유지원 원장은 ‘봉사하는 미용사’로 유명하다. 매주 화요일, 황금같은 휴무일을 반납한 채 20년 넘게 봉사의 손길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봉사를 하고 싶어서 미용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유 원장은 미용을 배우기 시작한 이후 군부대, 경로당, 요양원 등 인연이 닿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머리를 매만졌다.
“처음에는 기술이 없어서 잘라주고도 미안했죠. 지금은 잘하니까 더 많이 하려고 해요” 담백한 고백에 진솔함이 더해져 봉사를 향한 그녀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미용 봉사를 하는 날이면 대부분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점심시간 30분 말고는 계속 커트를 한다. “몸이 좀 고될 수는 있어도... 미용업이 좁은 공간에서 한정적으로 움직이는 일이다 보니 우리는 오히려 밖에서 커트하는 게 더 재미있어요.” 봉사가 직업만큼 당연한 일상으로 자리 잡아 나올 수 있는 대답이다.
휴무일에 봉사를 가면 언제 쉬냐는 질문에 “봉사하는 것이 쉬는 것”이라는 답변을 통해 봉사활동에 임하는 유 원장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자연스레 봉사를 돕겠다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쓸던 아들은 어느새 장성해 군인이 되었다. 군대에 입대해 봉사하는 엄마를 자랑한 아들 덕에, 부대에 직접 찾아가 미용봉사를 하기도 했다. 유 원장은 “군부대 가면 다 우리 애기들 같다. 너무 예쁘다. 군부대 요청이 들어와서 매달 봉사를 나가는데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나니 기분이 남다르다”는 소감을 전했다.
경로당에 가면 엄마들처럼 느껴져 부모님 모시듯 정성스럽게 어르신들의 머리를 책임졌다. 유 원장에게 봉사는 삶의 원동력이자 즐거움이라 늘 힘든 내색 하나 없이 따뜻한 미소로 어르신들을 맞이한다.
“함께 자원봉사 하던 인원이 20여 명 있었는데, 지금 코로나 때문에 다 해체되었어요. 요양원이나 경로당은 적은 인원으로도 충분히 봉사가 가능하지만, 군부대의 경우 더 많은 봉사자가 필요해요”
그래서 직접 봉사자를 모집해 일산, 부평, 부천, 연천 등 각지에서 모인 봉사자들과 함께 봉사를 나간다. 유 원장은 현재 ‘미소 이미용 봉사’란 단체명으로 자원봉사 단체등록 서류 신청도 해놓은 상태이다. 앞으로는 단체등록 후 회원을 모집해서 더 체계적으로 봉사를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봉사 하나로 마음이 다 통하는 것이 즐겁다는 그녀는, 봉사를 하며 만난 사람들의 미소가 하나같이 예쁘다며 웃었다. 선하게 웃는 모습이 유지원 원장의 꾸준한 선행을 더욱 빛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