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성 대표 “지속적 관심을 촉구하는 선별적 복지 절실”
저소득 취약계층의 결식 위기 해소와 생계 안정을 위해 20년째 꾸준한 사랑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파주시 최초 푸드뱅크·푸드마켓 운동을 펼치며 빈곤퇴치에 앞장서 온 최명성 희망나눔터 대표이다.
최 대표에 따르면 파주시 전체 인구 52만 명 중 6만 세대가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차상위계층 복지대상자로 등록되어 있다. 이는 빈곤율 12%에 육박하는 숫자다.
목회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최 대표는 지역사회에 당면한 빈곤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2001년부터 작은 교회에서 배고픔이 없는 세상을 향한 손길과 마음을 전하며, 2004년 비영리단체인 희망나눔터를 설립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푸드뱅크와 푸드마켓 사업을 운영하며, 지속적인 복지 활동을 전개해 현재는 파주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파주시 복지 선진화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비영리민간단체인 희망나눔터 푸드뱅크는 식품 및 생활용품을 기업, 개인으로부터 기탁받아 결식아동, 홀로 사는 어르신, 무료급식소,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시설 등 소외된 계층에 필요한 물품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사회복지지원단체다. 저소득 취약계층의 결식 위기 해소와 생계 안정을 위해 기부품을 진열, 배치한 푸드마켓에 방문해 원하는 품목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긴급위기가정이 빈곤 위기를 마주하는 충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연계하여 기부 물품을 지원하고 결식 위기 해소와 가정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또한 거동이 불편한 이용자의 복지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찾아가는 이동푸드마켓’, 농촌지역 저소득 취약계층 발굴을 위한 민관협력사업 복지두드림데이, 우리동네 온돌방 등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등 거점을 통해 식품 선택권을 보장해 주는 순회 방문 사업도 함께 진행한다.
최 대표는 “파주시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긴급위기가정 및 저소득 가정이 한 달 평균 100세대 정도 신규 발굴된다. 희망나눔터에서는 시를 통해 발굴된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먹거리를 지원하는데, 한 달 2천 세대를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1년 뒤 빈곤층의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 달에 문의만 100여 명에 대기자만 300명이 넘기 때문에 읍면동 상담 명단작성 후 추천서가 들어오면 대기 순서대로 지원하고 있다.
푸드뱅크 및 푸드마켓을 초창기에 시작한 덕분에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 등 전국의 타 지자체뿐 아니라 심지어 일본에서도 벤치마킹에 나서기도 했다. 파주시 단일사업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경기도 희망푸드뱅크 도지사상과 경기도 도의회의장장,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푸드뱅크가 전국 단위로 자리를 잡고 활성화되는데 일조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최 대표는 “처음 시작할 때는 푸드뱅크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파주를 벗어나 전국구로 다녔다. 봄이 되면 강원도까지 가서 감자도 실어 오고, 주소만 줘서 가보면 밭에 널부러진 배추들을 마주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최 대표 부부가 직접 배추를 뽑아 차에 옮기고, 조금이라도 밭에 가까이 가려고 차를 끌고 들어가다가 바퀴가 고랑에 빠져 고생한 일도 있었다며 웃어 보였다.
희망나눔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래도 사명이니까 힘든 줄 모르고 시작해서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부르는 곳에는 무조건 갔다. 한 번 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는 그의 뚝심 있는 걸음으로 희망나눔터는 20년째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의 등불을 밝혀주고 있다.
어쩌면 ‘빈곤 퇴치’는 영원히 완성할 수 없는 난제일지도 모른다. 풍요의 시대에 점점 더 벌어지는 경제 불평등과 자본주의, 승자독식이 만연한 사회에서 분쟁과 기후 위기까지 가중되며 우선순위가 밀려 지난 몇 년 동안 빈곤 문제에 진전이 없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렇지만 그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굶주린 이웃을 향한 우리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이라며, “지역사회 전체가 주인 의식을 갖고 우리 이웃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선별적 복지, 맞춤형 복지가 절실한 때”라고 최 대표는 말한다.
우리 이웃의 내일이 되어주는 일, 이것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응답’할 사회적 책임과 의무이자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