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파주시청 앞에서 눈을 의심케 하는 집회가 열렸다. 파주시공무원노조가 집회를 연 것이다. 그것도 다름 아닌 시민단체에서 해야 할 집회 성격을 공무원들이 나선 것이다.
공무원 노조는 "파주 망신 시의원 즉각 사퇴하라!", "사람 볼 줄 모르는 민주당 규탄한다!", "파주시의회는 문제 시의원 제명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근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오전 9시 30분에서 오전 10시까지 30분간 집회를 열었다. 지극히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 집회를 연 것이다.
최근 A시의원이 JTBC TV 사건 반장에 경찰 고위 간부와 술집에 가서 접대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당사자인 A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 고위 간부는 없었고 여행사 가이드를 만났으며 술집도 LG에 다닐 때 같이 근무했던 선배가 하는 가게에 한번 오라고 해서 간 것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공무원노조가 사실 유무도 확인하지 않고 방송에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A시의원을 매도하고 사퇴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가 어렵다. 공무원들이 그렇게 할 일이 없단 말인가.
시의원 신상에 관한 일이라면 얼마든지 시의회 차원에서 윤리위를 열어 징계할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다. 단순히 A시의원이 파주 망신을 줘서 그렇다면 지난해 황제수영으로 전국적 망신을 줬을 때 공무원 노조는 왜 "파주시장 물러나라"라는 피켓을 들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공직자의 본분을 망각한 채, 형평성도 없고 객관적 사실도 불충분한 상태에서 집회를 열었기 때문에 어용노조라고 일컫는 것이다. 이번을 계기로 공무원노조 임무에 충실한 노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