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문이 닫히며 뱉어진 기사의 한마디는 비수처럼 승객들의 가슴에 꽂혔다.
“벨 안 눌렀다고, 정신나간 사람들아.”
오후 1시 08분, 야당역 회차 직전 정류장. 버스 안에는 역으로 향하는 시민들이 하차를 위해 일어서 있었다.
이 지점은 버스가 야당역을 거쳐 다시 마을로 들어가는 회차 길목이다. 차에 남아있는 승객의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조차 없는 곳이다.
그럼에도 하차 벨을 누르지 않았다는 꼬투리를 잡아 문을 닫아걸고 승객을 향해 삿대질을 퍼부었다. 정당하게 요금을 지불하고 제 갈 길을 가던 시민들은 순식간에 ‘정신나간 사람’이 되어 길바닥에 남겨졌다.
한자어에 ‘역지사지(易地思之)’라 했다. 승객의 처지에서 한 번만 생각했다면, 아니 대중교통을 운행하는 최소한의 상식만 있었어도 나올 수 없는 언행이다.
내리는 승객들이 자조 섞인 목소리로 “우리가 진짜 정신나간 사람들이었나”라며 야당역으로 발길을 옮길 때, 시민들의 가슴속에 남은 것은 분노를 넘어선 깊은 멸시감이었다.
파주시는 승격 30년을 바라보고 있다.
파주시장이 현장을 누비며 ‘현문현답(現問現答)’으로 시민의 소리를 듣겠다고 나선 모습에 기대를 걸었던 시민들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마을버스 현장은 30년 전의 야만적 불친절로 역행하고 있다.
이 노선은 파주시의 재정이 지원되는 맑은교통의 085번 버스다. 시민의 혈세로 운행되는 공공의 발이 시민을 모욕하고 짓밟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파주시에 묻는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번 야당역 085번 버스에서 일어난 시민들의 분노와 상처야말로 시장이 답해야 할 ‘현문(現問)’이다.
파주시는 맑은교통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단호한 처벌로 시민 앞에 납득할 수 있는 ‘현답(現答)’을 내놓아야 한다. 시민을 정신나간 사람 취급하는 대중교통이라면, 그 시정(市政) 또한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