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다가오면 전을 부치고 나물을 다듬는 등 음식 준비로 부엌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런데 매일 쓰던 칼과 가위가 무뎌져도 막상 어디에 맡겨야 할지 몰라 그냥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교하동에서는 이런 작은 생활 불편을 동네가 직접 해결했다.
파주시 교하동 주민자치회는 지난 17일 추석을 앞두고 주민들을 위한 ‘칼·가위 갈이 행사’를 열었다.
특히 고령 주민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마련한 행사다. 무뎌진 칼이나 가위는 음식 준비를 불편하게 할 뿐 아니라 힘을 더 줘야 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명절을 앞둔 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덜어주자는 취지다.
방법도 주민들이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주민자치회는 각 마을 통장들과 협업해 가정에서 사용하던 칼과 가위를 마을별로 수거했고, 전문 칼갈이 명장이 직접 연마한 뒤 다시 주민들에게 돌려줬다.
새롭게 손질된 칼을 받아든 한 어르신은 “집에서 쓰던 칼이 무뎌져 불편했는데 마을에서 갈아주니 추석 음식 준비가 훨씬 수월해졌다”며 “요즘 세상에 칼 갈아주는 데가 어디 있나. 꼭 필요한 일을 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주민들 역시 재료를 손질하는 시간이 줄고 명절 음식을 보다 안전하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반겼다.
박용호 교하동 주민자치회장은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인지 늘 고민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생활 밀착형 사업과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예자 교하동장은 “최근 주민자치회와 통장협의회의 협조로 진행한 무료 이동 진료와 향기 치료 프로그램, 이번 행사까지 모두 참신했다”며 “더욱 다양한 주민 지원을 위해 동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100여 가구가 참여했다. 주민자치회는 높은 호응에 힘입어 10월에도 칼·가위 갈이 행사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거창한 사업은 아니지만, 명절을 앞둔 주민에게는 매일 쓰던 칼 하나를 다시 편하게 쓸 수 있게 해주는 일이 생활의 불편을 덜어주는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